국립부산국악원 국악체험관 개관기념공연 가무악극 ‘춤바람 분데이’ 관객 호평

국립부산국악원 27~29일 공연
동래시장·범어사·영도다리 등장
춤이 가진 흥·신명 잘 이끌어 내
대표 콘텐츠로 거듭날지 관심

“재밌네!” “참 잘한다.” 공연장을 나서는 사람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즐거운 표정이 역력했다. 모처럼 신명 나는 가무악극 한 편을 만났다. 춤이 가진 신명을 잘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이 국악체험관 개관 기념으로 선보인 ‘부산’이 기반이 된 가무악극 ‘춤바람 분데이’(27~29일 연악당)에 쏟아진 반응이다.

지난 27일 첫 공연을 본 후 “부산 사람들 흥과 신명에 깜짝 놀랐다”는 안경모 연출가의 말이 실감 났다. 다음날인 28일 공연장 분위기도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간 박수가 이어졌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3년여 만에 탄생한 국립부산국악원 신작이 대표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부산의 장소 배경 활용이 돋보였다. 시대적 배경은 1946년 해방 직후이지만, 이렇게 많은 부산의 장소가 등장하는(주요 장면 구성 외에도 노랫말이거나 영상으로) 작품이 있었나 싶다. 부산의 산·고개·강·바다는 말할 것도 없고, 부산항·동래시장·영도조선소·범어사·부산역·광복로·깡통시장·도떼기시장·동래온천·영도다리 등이 나온다. 제작진이 어렵사리 찾아낸 꽤 많은 사진은 작품 안에서 마치 ‘부산 풍경극’처럼 펼쳐진다.
지형 혹은 지역이라는 유형 유산 외에 동래야류·수영야류·동래학춤이 무형의 유산으로 인용되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부산시무형문화재 동래학춤은 주요 소재로 스토리텔링 됐다. ‘뒷밀이’(손수레를 뒤에서 미는 일)로 불리던 청년 ‘이 봄’이 우연히 동래학춤 사진 한 장을 보며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 춤꾼으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립부산국악원이 가진 장점인 기악단(연희부 포함), 성악단, 무용단 역량도 골고루 활용했다. 기악단은 무대 아래로 숨지 않고 비탈길 경사무대를 중심으로 좌우에 배치돼 열린판을 지향했다. 연희부는 ‘삽자루파’라는 캐릭터(악당) 외에도 조선소 직원, 저승행차 판을 여는 역할로 재미와 긴장을 더했다. 특히 깡깡이 망치질을 하듯 신들린 타악 리듬 연주를 선보인 조선소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판소리, 정가, 민요, 가야금병창 등 전통 성악 장르와 영남 지방 성악곡을 주로 연주해 온 성악단은 그들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우리 소리가 이렇게 매력적이고 다채로웠나 싶었다. 특히 동래학춤 명인으로 비명횡사 후 구천을 떠도는 망자 김정만 역의 정윤형(국립부산국악원 단원) 소리꾼이 돋보였다.
무용단은 가무악극의 사실상 중심인 만큼 춤과 극을 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수현 안무가가 “마냥 춤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닌 극을 살리고 이어가는 요소가 되는 움직임을 끌어내는 부분 또한 중요하다”고 하더니 창작을 통해 만들어진 동래시장이나 다섯 명의 선혜 배역이 나오는 장면, ‘갓학춤’ 수중 씬 등에서 눈길을 끌었다
다만, 전염병에 비유한 ‘춤바람’ 등의 명사 해설의 내용이나 분량 등의 적정성이나 공중 와이어로 등장하는 퍼포먼스 등 몇몇 대목은 보완 내지는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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